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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덴버 숨은 여행지: 스트리트, 트레일, 뷰포인트

by 블링까마귀 2025. 5. 1.

로키산맥을 품은 콜로라도의 주도, 덴버는 대자연과 도심 감성이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잘 알려진 관광지를 벗어나면, 조용하면서도 현지 감성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숨은 여행지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덴버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진짜 명소들을 소개합니다.

덴버의 전경
덴버의 전경

1. 덴버 테니슨 스트리트(Tennyson Street)

덴버의 북서쪽, 번리(Berkeley) 지역에 위치한 테니슨 스트리트는 현지인들에게는 오래전부터 ‘걷고 싶은 거리’, ‘생활 속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은 곳입니다. 이 거리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숍, 카페, 갤러리, 수제 맥주 펍, 음식점이 조화롭게 모여 있어 관광객보다는 지역 주민들에게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면 대형 프랜차이즈 없이도 거리가 얼마나 다양하고 풍성할 수 있는지를 직접 체험하게 됩니다. 대표 명소 중 하나는 ‘북포인트(BookBar)’입니다. 책을 판매하는 서점이자 와인 바, 카페로 운영되는 이 공간은 낮에는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독서 시간을 보내고, 저녁이 되면 조용한 대화와 와인 한 잔을 즐기는 커플들로 채워집니다. 또한 이 거리에는 ‘SecondLove’, ‘Feral’, ‘Lady Jones’ 같은 부티크숍과 수공예 제품 매장이 많아, 여행 중 특별한 기념품을 찾는 분들에게도 유용합니다. 거리 벽면에는 덴버의 신진 아티스트들이 그린 벽화와 설치미술이 가득하며, 정기적으로 열리는 야외 전시회나 음악 공연도 지역색을 더합니다. 주말이면 지역 창작자들이 참여하는 벼룩시장 ‘Tennyson Street Fair’가 열려, 다양한 핸드메이드 상품과 먹거리, 라이브 공연을 한 번에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이 거리는 관광객에게 잘 노출되지 않아 덜 붐비고, 느긋하게 로컬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습니다. 거리 끝에는 ‘버클리 레이크 파크(Berkeley Lake Park)’가 위치해 있어, 산책 후 푸른 잔디밭에 앉아 도시의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기에도 적합합니다. 여행이라는 단어에 ‘일상적인 특별함’을 담고 싶은 분이라면, 테니슨 스트리트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2. 체리 크릭 트레일(Cherry Creek Trail)

체리 크릭 트레일은 덴버 시내에서 남동쪽으로 뻗어 있는 약 40km 길이의 다목적 트레일로, 현지인들이 조깅, 자전거, 산책 등 일상 속 휴식을 위해 자주 찾는 공간입니다. 덴버 도심을 가로지르며 시작되는 이 트레일은 마치 도시의 심장부를 따라 이어지는 녹색 대동맥과도 같습니다. 관광객에게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에서는 ‘도심 속 자연’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사랑받고 있는 곳입니다. 이 트레일의 가장 큰 매력은 한 구간에서도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장면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덴버 컨벤션 센터 근처부터 체리 크릭 쇼핑몰, 동부의 체리 크릭 저수지(Cherry Creek Reservoir)까지 이어지는 경로는 구간마다 성격이 달라, 걷는 이마다 각기 다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도심 구간에서는 강을 따라 이어진 아치형 다리들과 벽화들이 눈을 사로잡고, 중간중간 설치된 벤치에서는 자전거를 타는 이들과 여유롭게 독서를 즐기는 시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트레일의 가장 아름다운 구간 중 하나는 체리 크릭 쇼핑몰에서 이어지는 구간입니다. 고급 부티크 숍과 갤러리, 예쁜 테라스 카페들이 늘어서 있으며, 외곽으로 갈수록 울창한 나무와 습지, 야생동물까지 관찰할 수 있어 마치 한 도시에서 두 개의 풍경을 경험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특히 아침 시간대에는 덴버의 상쾌한 공기와 함께 일출을 감상하기에도 좋아, 조깅이나 사이클링을 즐기려는 여행자에게 이상적입니다. 트레일에는 보행자 전용 구간과 자전거 도로가 분리되어 있어 안전하며, 곳곳에 설치된 자전거 정비소와 음수대, 지도 안내판은 초행자에게도 친절합니다.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고 싶거나, 도심 여행 중 자연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체리 크릭 트레일은 최고의 쉼터이자 경로입니다.

3. 레드 록스 파크 뷰포인트(Red Rocks Park Overlook)

레드 록스 파크(Red Rocks Park)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야외 공연장이 위치한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주변 자연환경의 아름다움까지는 놓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이 지역은 공연장 외에도 한적하면서도 압도적인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트레일과 뷰포인트가 풍부해, 대자연의 감동을 온전히 느끼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대표적인 트레일인 ‘트레이딩 포스트 트레일(Trading Post Trail)’은 약 2.5km 거리로, 짧지만 강렬한 풍경을 제공하는 코스입니다. 이 트레일은 붉은 사암 절벽 사이로 이어지며, 다양한 각도에서 바위 형성과 식생, 전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자연의 시간 흐름이 그대로 새겨진 암석과 그 너머로 펼쳐지는 덴버 시내 전경은 방문객에게 일상과는 다른 차원의 감동을 전해줍니다. 또한 ‘레드 록스 오버룩(Red Rocks Overlook)’은 차로 이동해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장소로, 트레일 대신 드라이브를 즐기려는 이들에게 적합합니다. 이곳에서는 멀리 로키산맥과 덴버 시내의 실루엣이 한눈에 들어오며, 해질녘 붉은 바위에 황금빛 햇살이 비치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관광객이 붐비는 메인 공연장 구역과 달리 이 구간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어 사진 촬영이나 사색의 시간에도 잘 어울립니다. 현지인들은 이곳을 조깅이나 명상 공간으로도 애용하며, 트레킹 외에도 새 관찰, 별 관측, 피크닉 등 다채로운 자연 체험이 가능합니다. 무엇보다도 레드 록스는 자연 그대로의 위엄과 위로를 담고 있는 장소로, 덴버 여행에서 단 하나의 풍경을 꼽아야 한다면 반드시 선택해야 할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완전히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 이곳은, ‘진짜 덴버’를 마주하고 싶은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뷰포인트입니다.

 

덴버는 단순한 도시 여행지를 넘어, 자연과 예술, 로컬 감성이 조화롭게 녹아 있는 깊이 있는 도시입니다. 테니슨 스트리트의 감각적인 로컬문화, 체리 크릭 트레일에서의 여유로운 힐링, 그리고 레드 록스의 압도적인 자연 풍경까지—이 세 곳은 단순한 명소가 아니라, ‘경험’ 그 자체를 선사하는 장소들입니다. 흔히 알려진 관광 코스를 넘어, 나만 알고 싶은 조용하고 특별한 장소를 찾고 있다면 이번 덴버 여행에서는 이 숨은 보석 같은 여행지들을 꼭 포함시켜 보시길 바랍니다. 더 깊은 덴버, 더 느린 덴버를 만나보는 것이 진짜 여행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