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은 연중 따뜻한 날씨와 아름다운 해변, 편리한 교통으로 인해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입니다. 하지만 괌 여행을 몇 번 다녀온 사람이라면 어느 순간 비슷비슷한 여행 코스에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매번 가는 투몬 비치, 사랑의 절벽, K마트, 마이크로네시아몰은 물론 매력적이지만, 그 외에도 괌에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장소들이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괌 현지인들이 즐겨 찾지만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명소’를 중심으로 괌의 진짜 모습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평범한 괌 여행에 지친 분들이라면 오늘 이 글이 새로운 여행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현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 특히 추천드립니다.
1. 이나라한
괌의 남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되어 있어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입니다. 그중에서도 ‘이나라한 자연풀장(Inarajan Natural Pool)’은 괌 로컬들이 주말에 바비큐를 즐기며 피크닉을 즐기는 숨은 명소입니다. 이곳은 바닷물이 천연 암석 지형에 고여 생긴 자연 수영장으로, 조용하면서도 풍경이 아름다워 괌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이 풀장은 해안가 바위로 둘러싸여 있어 파도가 직접 닿지 않으며, 수심도 깊지 않아 아이들도 안전하게 놀 수 있습니다. 특히 바닥이 모래가 아닌 바위라 다소 거칠 수 있으니 물놀이 신발을 꼭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이 맑고 깨끗해 스노클링을 하며 작은 물고기들을 구경할 수 있는 것도 이곳의 매력입니다. 근처에는 인공적인 시설이 거의 없어 도시에서 느끼기 어려운 한적함을 즐길 수 있으며, 사진을 찍으면 어디든 인생샷이 나옵니다. 다만, 시설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간단한 간식이나 물, 바닷가 매트를 챙겨가는 것이 좋고, 화장실이나 탈의실은 주차장 인근에만 있으니 이용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인근에는 작은 전망대도 있어, 바다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렌터카를 타고 투몬에서 약 40~50분 정도 소요되며, 이동 중에는 괌 남부 해안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드라이브 자체도 여행의 한 부분이 됩니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바다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아 자주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게 됩니다. 투어가 아닌, 나만의 괌을 찾고 싶다면 이나라한 자연풀장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2. 리티디안 해
리티디안 해변(Ritidian Beach)은 괌 최북단에 위치한 청정 해변으로, 미국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에 속해 있습니다. 상업적 개발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이곳은 말 그대로 원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며, 괌 현지인들조차 "조용히 자연을 즐기고 싶을 때 찾는 해변"으로 꼽습니다. 일반적인 괌 해변보다 훨씬 더 조용하고 고요한 분위기이며, 하얗고 고운 모래사장과 맑고 푸른 바다는 방문하는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백사장을 따라 걷다 보면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고 한적한 곳이 많아,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진정한 휴식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이곳에서는 책 한 권과 돗자리만 있으면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갈 만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리티디안 해변은 보호구역인 만큼, 입장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출입이 가능하며, 입구에서 차량 검사를 받고 입장해야 합니다. 이러한 절차가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덕분에 이곳은 더욱 깨끗하고 보호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죠. 가끔씩 길을 잃은 닭이나 도마뱀이 나타나는 것도 이곳의 묘미입니다. 주차장에서 해변까지 약간의 거리를 걸어야 하므로 가벼운 신발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그늘이 거의 없기 때문에 햇볕 차단을 위한 모자, 선크림, 텐트 등을 챙기는 것이 필수입니다. 상업시설이 없으므로 물과 간식은 미리 준비해 가야 하며,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와야 합니다. 현지에서는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 쓰레기 문제에 민감하니 꼭 유의해야 합니다. 때로는 바닷거북이 산란을 위해 방문하기도 하고, 열대어가 바닷속을 누비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생태계 보존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곳을 방문할 때는 조용히 자연을 존중하며 머무는 것이 좋습니다. 자연의 일부가 되어 머무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리티디안 해변은 그야말로 괌 최고의 힐링 장소입니다.
3. 아가트 마을
괌 여행을 단순한 관광이 아닌 ‘문화 체험’으로 느끼고 싶다면 아가트(Agat) 마을은 꼭 가봐야 할 곳입니다. 괌의 서남부 해안에 자리한 이 마을은 오래된 교회, 로컬 마켓, 전통 가옥 등이 어우러져 과거 괌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소박한 분위기의 마을입니다. 아가트 마을을 여행하는 가장 큰 재미는 지역 주민들과의 자연스러운 교류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 열리는 파머스 마켓에서는 괌산 바나나, 파파야, 열대 과일뿐 아니라 수공예품, 로컬 음식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번역된 한국어 메뉴가 없는 만큼 영어로 소통해야 하지만, 현지인들은 대부분 친절하고 따뜻해 간단한 표현만으로도 웃으며 맞아줍니다. 때로는 정감 있는 현지 음악 공연이 열리기도 해, 우연한 만남이 추억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아가트 마을은 관광객이 적어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차분히 산책하기 좋은 해변과 작은 카페들이 모여 있습니다. 특히 석양이 아름다운 해안 도로는 사진 애호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명소 중 하나로, 붉게 물든 하늘과 평화로운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고요한 바닷소리와 함께 마음도 차분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지역은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영향을 받은 건축 양식이 남아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카페 한편에서 커피를 마시며 지나가는 현지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노을 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여행의 여유를 만끽하는 이 순간이야말로 괌 여행의 진정한 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렌터카로 이동이 가능하며, 도보 여행을 선호하는 분들은 자전거를 빌려 돌아다니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아가트는 ‘괌의 일상’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관광지를 넘은 괌의 진짜 매력을 찾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숨은 여행지입니다.
괌은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자연과 사람,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투몬의 화려한 리조트와 쇼핑센터도 좋지만, 이나라한 자연풀장의 고요한 자연, 리티디안 해변의 원시적 아름다움, 아가트 마을의 따뜻한 로컬 감성은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괌의 진짜 얼굴을 보여줍니다. 다음 여행에서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사람 많고 붐비는 관광지 대신 괌의 숨은 보석 같은 명소들을 직접 경험해보세요. 틀에 박힌 일정이 아닌, 나만의 괌을 만들어가는 여행이 진짜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입니다. 익숙함을 벗어나 새로운 괌을 만나는 이 여정은, 분명 당신의 여행을 한층 더 깊고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